[이슈분석] "의원님도 책임져라, 어이, 참나"… 피감기관 국감 발언·태도 점입가경
[이슈분석] "의원님도 책임져라, 어이, 참나"… 피감기관 국감 발언·태도 점입가경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23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 "의원님도 위증 책임져라"… 결국 고개 숙여 사과
국감서 피감기관 행태 두고 논란… 최창희, 팔짱 끼고 류호정에 "어이"
의원 간 설전도… 중진 장제원 "시끄럽다"에 초선 김용민 "더 시끄럽다"
(왼쪽부터)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 호통에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던 과거와 달리 일부 피감기관은 국정감사에서 여야 공세에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다소 감정이 언행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에선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구설수에 올랐다.

정 사장은 이날 황보승희 의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논란과 관련해 "한수원은 2018년 3월 자체 평가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를 2022년까지 예정대로 가동 시 3707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었다"며 "하지만 5월 10일 삼덕 회계법인 용역보고서 초안에는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면 경제성이 1778억원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또 같은 달 14일에는 167억원으로 또 줄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자체 평가보고서와 용역보고서 등을 살펴보니 경제성 분석이 널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보 의원은 이어 지난 12일 원안위와 한수원 첫 국감 당시를 거론하며 정 사장이 월성 1호기 중단은 주민 수용성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위증에 대해선 책임을 지셔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정 사장은 "수없이 많은 자체 평가가 여러 부서에서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금액이 언론에 노출된 것"이라며 "의원님도 위증에 대해선 책임을 져라"라고 격앙했다.

여야는 정 사장의 이같은 행태를 일제히 지적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은 "저게 뭐하는 짓이냐"고 발끈했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 역시 "제가 듣기에도 과했다"며 "단순히 국회의원 개인 문제가 아니라 (이들은)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건 국민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정 사장은 그러나 "과했다고 생각하고,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고집했고, 이 위원장은 "유감이 아니라 사과를 하라"고 질책했다.

정 사장은 결국 "죄송하다"고 언급했고, 이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의 뜻으로 머리를 한 번 숙이는 게 좋겠다"고 하자 이를 이행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힘 의원 질의에 "저는 위증한 적 없습니다. 위증에 대해 의원님도 책임지십시오"라고 답변했다가 야당 의원과 이원욱 위원장의 지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힘 의원 질의에 "저는 위증한 적 없습니다. 위증에 대해 의원님도 책임지십시오"라고 답변했다가 야당 의원과 이원욱 위원장의 지적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선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의 언행과 자세가 논란을 불렀다. 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사람이 먼저다' 슬로건(주제)을 만들었던 인사다.

지난 19일 최 대표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공영쇼핑 전문위원 채용 과정에서의 경력 허위 기재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부정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 대표는 팔짱을 낀 자세로 "허위 기재라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맞섰고, 류 의원이 말을 끊고 "그렇다고 허위 기재가 용인되진 않느냐"고 반문하자 최 대표는 "어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어이?"라고 반문했지만, 질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 대표가 류 의원이 나이가 어려 반말을 하는 등 무시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최 대표는 "'어이' 발언은 호칭이 아닌 감탄조사와 같은 혼잣말 표현"이라는 해명을 내세웠고, 이후 류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허위'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문맥으로 봐서 허위라고 했던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태도를 바꿨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팔짱을 끼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초선 의원만 상대로 무시하는 듯한 행태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정쟁 최대 전선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과 행동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법사위에선 여야의 공격과 수비가 뒤바뀐 모습을 보였다. 윤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이 그의 가족 비위 논란을 부각했던 반면 이날은 여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벌였다. 윤 총장 역시 여당의 공격에 거침없는 입담으로 맞서면서 질의 때마다 설전이 발생했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은 너무 다르다. 오만이 하늘을 찌를 듯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몰아붙이자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냐"며 "과거에는 안 그러시지 않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총장은 이어 신동근 민주당 의원 질의 때는 신 의원이 일방적으로 몰아치자 "질의를 하려면 제게 답할 시간을 주고, 의원님이 말하는 것이면 그냥 묻지 말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검찰권 남용' 사례라며 의혹을 부각한 뒤 검찰개혁 입장을 묻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어이가 없다" 등 격앙된 발언을 내놨다. 김 의원이 내걸었던 사례 자체를 검찰권 남용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윤 총장의 무시하는 듯한 발언에 김 의원은 "어이없는, 철없는 소리라는 것처럼 답한 것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발끈했고, 윤 총장은 "사과 못 한다. 사과할 거 같으면 그런 말도 안 했다"고 되려 훈수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총장의 답변 태도도 문제 삼았다. 박범계 의원은 "자세를 똑바로 하라"고 호통치는 한편 송기헌 의원은 "답변하며 책상을 손으로 쳤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따졌다. 

소병철 의원도 "증인이 하나를 물으면 10개를 답한다"며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윤 총장의 언행과 태도를 지적한 것은 모두 민주당이었다.

또 여당에선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나서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의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검찰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의 발언과 태도는 검찰개혁이 왜 얼마나 어려운지, 공직자 처분은 어때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냈다"고 평가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을 성역화된 신성불가침의 권력기관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힐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오만방자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보다는 수십배 예의 바르게 답변하고 있다"고 옹호한 바 있다.

추 장관 역시 이번 국감에서 발언과 행태 때문에 구설수에 여러 번 올랐다.

지난 12일 법사위의 법무부 국감에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언급, 보좌관과의 카카오톡 대화 사실을 추궁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국회에 나와 27번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고, 추 장관은 "(야당이) 27번 윽박지른 것"이라고 대꾸했다.

윤 의원은 "장관이 끝까지 우기고 있다"며 "잘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국회의원이 소실 쓰는 사람이냐"고 반박하자 추 장관은 "참 대단한 양반이다, 의원님도 대단하시다"고 비꼬며 함께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추 장관은 또 여당 질의 과정에선 "언론이 가세하고, 야당에서 증폭한 9개월간 전말을 생각하면 상당히 어처구니가 없다"며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장편소설"이라고 힐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고기영 차관(왼쪽), 심재철 검찰국장(가운데)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고기영 차관(왼쪽), 심재철 검찰국장(가운데)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선과 중진의 말싸움도 있었다.

이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추 장관 질의 시간에는 민주당 초선 김남국 의원이 끼어드는 행태를 보였다. 추 장관이 대답해야 할 사안을 대신 대답하며 대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야당이 질의할 때 여당이 반박한다"며 김 의원을 향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말끝마다 추 장관 답변을 왜 본인이 다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대꾸에 나섰고, 여야 간 설전으로 번지자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역시 민주당 초선인 김용민 의원이 계속해서 야당에 힐난을 쏟았고, 장제원 의원이 "시끄럽다, 그만하자"고 하자 "더 시끄럽다"고 말대꾸에서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