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MB 사찰 '국정농단 시즌2' 발동… 野 "DJ서 文까지 공개하자"
與, MB 사찰 '국정농단 시즌2' 발동… 野 "DJ서 文까지 공개하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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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진상규명TF 구성… 이낙연 "잘못 인정하라"
김태년, 박형준까지 정조준… "지금이라도 고백해야"
국민의힘 "선택적 공개하느냐" … 부산 중심 방어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의혹을 두고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전담반)까지 꾸리면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고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박형준 예비후보까지 여권의 공세 대상에 오르자 국민의힘은 김대중 정부 이후 현재까지의 사찰 정보를 일괄 동시 공개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MB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고, 개별 정보공개 청구와 특별법 등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이 전날 '불법사찰 대상자가 2만명 이상'이라고 추측한 것을 거론하면서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는다"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불법사찰 문건을 보고 받았는지, 보고받은 사람은 누구였는지, 보고받은 뒤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불법사찰이 이렇게 확인되고 있음에도 야당은 '선거용 정치공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은 어설픈 물타기를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과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진상규명에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힐난했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시장 보선에 출마한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정조준하고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일인데, 뻔한 정치적 공세로 은폐하려고 처신한다"며 "지금이라도 본인이 아는 불법 사찰의 전모를 국민 앞에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MB 정부 국정원에 의한 피해를 주장하는 명진스님은 박 예비후보가 자신의 봉은사 주지 퇴출 및 승적 박탈을 논의했다고 밝히고, 처벌을 주장 중"이라며 "박 예비후보는 명진스님 주장에는 왜 침묵하고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신동근 최고위원의 경우 "심지어 박근혜 정부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불법사찰 정보를 보고받았단 의혹도 있다"며 "철저히 규명해 불법사찰을 주도하고 공모한 자는 영원히 정치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황 전 총리로까지 공세 대상을 확대했다.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왼쪽)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과 관련하여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하태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왼쪽)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과 관련하여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내용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하태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선 부산을 중심으로 박 예비후보 방어와 동시에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실정을 부각하면서 반격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같은 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선택적 정보 공개가 아닌 DJ 정부 이후 현재까지의 사찰 정보를 일괄 동시 공개하라"며 국정원에 불법사찰 관련 1차 자료제출요구서를 요청하겠단 방침을 알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정원에 총 4개 항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기간은 김 전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한 1998년 2월부터 현재까지로 특정했다. 21세기 이후의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두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세부 요청 항목은 △감청장비 도·감청 대상자 수, 사찰정보 문건 수, 활동내역, 사찰 정보의 청와대 보고 건수 및 보고서 △도·감청 및 사찰 보고서 작성을 위해 협조 요청한 관계 기관 현황과 기관 간 수·발신 문서 목록·내용 일체 △사찰 관련 내용이 작성된 불법 도·감청 자료 및 보고서 △사찰관련 미행 자료 및 보고서다.

현재 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하 의원은 "국정원 불법사찰 정보공개는 '항목별 일괄 동시공개'와 '악성 사찰정보 우선공개' 2가지 원칙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국정원 사찰정보를 항목·악성별로 정렬하면, 20년이 넘는 방대한 정보 중 반드시 공개해야 할 정보를 충분히 추릴 수 있다는 게 하 의원 설명이다.

하 의원은 "국정원 불법사찰 정보가 너무 많아도 항목별로 정리하면 (공개가) 가능하다"며 "단순히 인터넷 정보를 취합한 것과 도청·미행으로 수집한 정보 중 더 악성인 것을 우선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이명박 정부만 특정해 선택적으로 사찰 정보를 공개하는 건 '신종 정치 개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정보위 일동은 "민주당과 국정원이 선택적으로 정보공개를 한다면 이는 분명한 정치 개입"이라며 "국정원 60년 흑역사 청산을 위해선 DJ 정부 이후 모든 불법 사찰 정보를 일괄 동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태용 의원은 "국민의힘이 국정원에 요구한 것은 DJ 정부와 참여정부를 포괄한 것이고,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만 요구를 했을 뿐"이라며 "만약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사찰정보만 제시한다면 정치 개입이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언주 예비후보와 부산시장 후보 단일화에 들어간 박민식 예비후보는 앞서 "김대중 정부 때 역대 국정원 사상 가장 조직적으로 불법 도청이 이뤄졌다"며 당시 국정원이 도청했다는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2004년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아 DJ 정부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기소한 '특별수사통' 출신이다.

박 예비후보에 따르면 DJ 정부 국정원은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 'R2' 6세트, 휴대폰 감청장비 'CAS' 20세트를 활용해 정치인과 언론인, 기업인 등 1800명의 통화를 도청했다. 법원은 당시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bigsta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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