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연속성 없는 균형발전의 끝 '누더기 국토'
[데스크 칼럼] 연속성 없는 균형발전의 끝 '누더기 국토'
  • 천동환 건설부동산부장
  • 승인 2022.05.17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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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 중 하나로 '지역 균형발전'을 제시했다. 또 6개 국정목표 중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내세우면서 수도권 쏠림과 지방 소멸 악순환을 끊겠다고 밝혔다. 

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 강화 차원에서 세종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균형발전에 초점을 둔 '국토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 국정과제도 수립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 투자하고 개발해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메가시티' 조성을 대표 정책으로 제시했다. 신규 국가산단 조성과 지역 특화 재생, 주거·일자리·생활인프라 결합 생활 거점 조성 등을 통해 강소도시와 낙후 지역을 육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자유로운 개발을 허용하는 '도시혁신계획구역'을 도입하고 도시기능을 융복합할 수 있는 '복합용도구역' 도입도 추진한다. 

균형발전은 역대 정부가 빼놓지 않고 추진해 온 중요한 국정과제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 아직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없다. 인구와 경제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됐고 지방 소멸을 막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거창하게 시작한 정책이 다음 정부, 그리고 그다음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추진 동력을 잃기 일쑤였다. 정책 단절은 도전만 있고 성공은 없는 균형발전 시도를 지속하게 했다.

직전 문재인 정부는 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자생력 확보를 위해 '도시재생 뉴딜'을 대표 정책으로 추진했다. 중앙 주도 도시개발 사업을 지역 주도로 바꾸고 대규모로 추진되던 계획을 지역 특성에 맞춰 소규모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 임기 5년간 500개 사업지에 총 5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그러나 윤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선 '도시재생'이라는 단어 자체를 찾을 수 없다. 도시재생 뉴딜을 두고는 시작부터 의견이 분분했고 추진 과정에서도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에 윤 정부가 정책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그래도 국가적 노력이 투입된 사업이 매듭은 지어야 하는데 정권 교체기에 그 끝이 흐지부지될까 우려스럽다. 당장 '도시재생 뉴딜 공식 블로그'에선 작년 말을 끝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볼 수 없다. 문 정부 임기 말에 이미 정책 홍보 기능이 멈춘 것이다.

혁신도시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상징 같은 정책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때인 2007년에 1단계 사업이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전국 각지에 조성한 혁신도시로 내려보내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 발전 기반을 다지는 이 정책도 아직은 미완성이다. 상당수 혁신도시는 여전히 텅 빈 상자 같은 느낌이다. 균형발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루려면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혁신도시 역시 윤 정부 국정과제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미미하다. '혁신도시를 인재와 기업이 모이는 지역거점으로 강화-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및 혁신도시 특화 지원방안 마련'이 전부다. 새로운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측면이 있겠지만 새 정부 관심 자체에서 멀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새 정부가 새 정책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에 맞춰 많은 정책의 수명이 다하는 것은 문제다. 앞선 정부가 하지 못한 새로운 일을 해내는 것만큼 기존에 추진되던 정책을 잘 마무리해 결실을 맺는 것도 중요하다. 연속성 잃은 정책의 반복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누더기 국토를 향할 뿐이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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