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⑨] 대동, 질주하는 농슬라…ESG는 '갸웃'
[박성은의 SWOT⑨] 대동, 질주하는 농슬라…ESG는 '갸웃'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9.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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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농기계 메이커, 코로나19 불구 성장 거듭
김준식 회장·원유현 대표 '시너지', 신사업 강화 속도
대동의 농기계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 트랙터 작업 모습. 최대 수출시장은 북미다. [사진=대동]
대동의 농기계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 트랙터 작업 모습. 최대 수출시장은 북미다. [사진=대동]

대동은 부동의 국내 농기계 1위 기업이다. 코로나19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농기계 한 우물에서 벗어나 미래농업 솔루션, 스마트 모빌리티로 사업 무게 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오너 김준식 회장의 혜안에 원유현 대표의 추진력이 더해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높아진 위상과 달리 글로벌 경영 핵심으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의 취약점은 과제로 남는다. 

◇강점: 부동의 1위…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대동은 매출액 기준 국내 농기계시장 최강자다. TYM(옛 동양물산기업), LS엠트론 등 토종 라이벌은 물론 일본 구보다를 비롯한 외산 브랜드의 공격적인 영업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독주하고 있다. 대구공장을 근거지로 75년간의 생산·영업 노하우와 높은 인지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 ‘한국의 농슬라(농기계와 미국기업 테슬라의 합성어)’로 불릴 정도다. 

상반기에도 실적을 갈아치웠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8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6352억원 대비 28.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5.1% 증가한 677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시장전망치) 매출 7648억원, 영업이익 554억원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이는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덕분이다.

대동의 최근 5년간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 현황. [제공=대동]
대동의 최근 5년간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 현황. [그래프=대동]

대동은 미국, 캐나다, 중국, 네덜란드 4개국 법인을 통해 해외 70여개국에 농기계를 수출 중이다. 주 타깃은 북미다. 북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농기계 시장이다. 대동은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앞세워 60마력 이하 중소형 트랙터 톱(Top)3에 들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대동의 올 상반기 농기계 수출액은 5077억원이다. 내수 2321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약점: 취약한 ESG 활동

대동은 실적과 시장지배력 면에서 업계를 선도하지만 ESG 영역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나 활동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ESG는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적용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지난해 19개국 320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결정 시 ESG 성과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라고 답할 정도로 ESG의 중요성은 커졌다.

대동은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상장기업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ESG경영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건 약점으로 지적된다. 경쟁사인 TYM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ESG경영을 선언하고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것과 대비된다. 

대동 관계자는 “올해에는 ESG 관련 이슈가 없다”면서도 “내년 사업계획에 ESG경영에 대한 활동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회: 농기계→모빌리티 기업 변신

대동은 KT 출신 원유현 대표가 오너 3세 김준식 회장의 지지를 얻고 사업 다각화에 빠르게 나섰다. 지난해 말 미래사업 강화 차원에서 전략투자실을 신설하고 3대 신사업으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팜, 스마트 모빌리티를 꼽고 성장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원 대표는 올 들어서만 서울대·카이스트·농촌진흥청과 같은 학계, 기관은 물론 KT·GS글로벌·카카오모빌리티 등 각 업계 선도기업과 협력·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외연을 넓혔다. 

김준식 대동 회장이 2020년 12월 진행한 사명 변경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제공=대동)
김준식 대동 회장이 2020년 12월 진행한 사명 변경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대동]
지난 5월 원유현 대동 대표(좌)가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우)와 ‘스마트팜 작물을 이용한 개인 맞춤 영양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동]
지난 5월 원유현 대동 대표(왼쪽)가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오른쪽)와 ‘스마트팜 작물을 이용한 개인 맞춤 영양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동]

이중 모빌리티는 대동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원 대표는 자회사인 대동모빌리티 대표를 겸임하면서 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다. 대동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총 2234억원을 투자해 농업용·비농업용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첫 성과로 최근 배터리 교환형(BSS) 전기이륜차 개발을 마치고 연내 대구신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외 카이스트와 ‘모빌리티 연구센터’를 설립해 R&D(연구개발) 인프라를 확충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사업제휴 및 100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모빌리티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GS글로벌과도 손잡았다. 원 대표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 역량을 극대화해 대동을 모빌리티 회사로서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위기: 정체된 시장, 탄소중립 확산

국내 농기계 시장이 오랫동안 정체된 점은 선도기업으로서 위기다. 관련 시장규모는 2000년 2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20여년간 2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농촌인구 감소로 수요 창출이 어려운 탓이다. 구보다·얀마 등 일본산을 비롯한 외국산 농기계 점유율은 30%대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토종 농기계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 탄소중립, 친환경 바람이 갈수록 거세진 점은 화석연료 비중이 절대적인 농기계 기업에게 큰 애로다. 

이같은 상황은 대동이 농기계에서 모빌리티로 사업을 확장하고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올 2월 미래농업 플랫폼을 지향하는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하고 대동모빌리티를 상장사로 육성하고 있는 점은 3대 신사업에 힘을 본격적으로 싣기 위한 포석이었다.

원 대표는 “농기계는 스마트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역량을 높여 농업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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