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野 '박진 해임안'에 與 '김진표 사퇴' 맞대응… 극한 대치  
[정치포커스] 野 '박진 해임안'에 與 '김진표 사퇴' 맞대응… 극한 대치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0.01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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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여전히 교착상태
정치적 부담 가중… 협치 없는 정기국회
김진표 국회의장이 9월29일 본회의장에서 박진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9월29일 본회의장에서 박진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연일 강 대 강 전술을 펴면서 극한 대치에 접어들었다.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민생을 위한 '협치' 보다는 서로를 향해 날 세우며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尹 비속어 논란', 정쟁 '태풍의 눈'
與 '김진표 사퇴 촉구 결의안' 맞대응

가장 큰 쟁점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외교 참사'로 규정,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단독 처리하는 등 거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은 9월30일 김진표 국회의장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를 찾아 김 의장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내고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송 원내부대표는 결의안 제출 뒤 취재진과 만나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당적을 보유하지 않도록 규정한다"며 "그 이유는 특정 정당, 정파에 편중되지 말고 중립적인 위치서 국회를 잘 이끌어 달란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런데 어제 김 의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민의힘과 협의도 제대로 안 하고 일정적으로 의사일정 변경을 동의해 중립성에 대한 국회법 취지를 정면으로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이 국회법 제10조(의장의 직무)를 위반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장은 국회법이 규정하는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합의의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지키지 않았다"라며 "오직 더불어민주당을 위한 국회의장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질타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앞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넉 달 조금 지났고 상당한 외교 안보 성과도 이뤄내고 있는데, 특히나 박진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이 비정상화시킨 대미관계, 대일관계를 상당히 이른 시간에 정상화 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특히 한미동맹은 너무나 굳건해지고 있고 어제도 해리스 부통령이 와서 재확인해 주고 이런 상황에서 마땅한 해임 사유도 없는데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이는 게 국정 발목 잡기고 이것이야말로 대선불복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외교 참사' 주장에 대해 "실상을 알고 보니 외교 참사가 아니라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인 것 같다"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영국, 미국은 다 조문도 잘 돼서 감사하고, 미국도 아무 문제 없다는데 민주당만 자꾸 '문제 있다, 문제 있다'하니까 이게 민주당이 억지로 대한민국을 자해하는 참사가 아니고 뭔가"라고 비꼬았다.

또 "어제는 민주당이 169석 다수 갑질 횡포와 또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립성 상실로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통과됐지만, 헌법상 국회의 해임건의권 사문화와 민주당의 대통령과 정부에 타격을 가하려는 정략만 남았다"며 "'태산 명동에 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는데, 민주당이 이렇게 난리를 치고 남은 건 민주당의 정략만 드러낸 꼴이 됐다"고 받아쳤다.

여당은 윤 대통령 발언 자체에 대해서도 '가짜 뉴스'라는 기존 입장을 공고히 하고 민주당과 MBC에게 화살을 돌렸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전문가 자문 결과 MBC가 조작한 자막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엉터리 자막은 음성 변조와 다르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음성 전문가도 나서는 상황"이라며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접견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해당 논란에 대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Disinformation(가짜뉴스)'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처럼 전문가도, 미국도 '사실이 아니며 전혀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MBC와 민주당만 '바이든이 분명하며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침소봉대를 넘어 사실을 왜곡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MBC와 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월30일 외교부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월30일 외교부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野 "尹대통령, '바이든' 말한 건 맞잖냐"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 압박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된 발언에서 '바이든'이라고 언급했다고 주장하며 대국민 사과와 외교 라인 교체 등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9월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들어도 '바이든'은 맞지 않냐. 욕하지 않았냐.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냐"고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을 갖고 있다.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라며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리 쉽게 내뱉을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일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본인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한 말이 맞겠다"라며 "나는 기억 못하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단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을 존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진심을 다해야 할 대상은 외교부 장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에게서 비롯된 무능과 말실수의 화살을 화풀이 식으로 언론을 향해 겨누고 '진실규명'만 주문했다. 집권 여당은 언론사를 찾아가 항의하고 검찰 고발까지 자행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대한 사퇴 촉구 결의서를 제출한 데 대해선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고 외교부 장관의 진솔한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의 인사 조치가 있으면 민주당은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철회해 달라'는 국회의장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중재를 일거에 거부한 건 윤 대통령이고, 이런 국회의장을
대상으로 사퇴 권고안을 내겠다며 적반하장식 협박에 나선 건 여당 국민의힘"이라며 "이게 정상적인 국정운영이며 이성적인 정치 집단인가. 이정도면 '막무가내 먹통정권'"이라고 힐난했다.

박 장관 대한 해임 건의안이 국회 통과된 것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어제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처리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 국회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어제 국회는 국민의 뜻에 따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가결했다"며 "외교무능과 외교참사가 더는 없도록 막으려는 국익을 우선한 국회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실은 거부권행사 방침을 시사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오기와 아집"이라면서 "총체적 외교무능을 방치해 외교참사를 재발하도록 하겠다니 무책임하고 몰염치하다. 무엇보다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는 건 입법부에 대한 무시이고 부정"이라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30일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제3차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월30일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제3차 거시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대통령·박진, '해임안 不수용' 의사 시사
국정 지지율 다시 최저치… '순방 외교' 여파

여야 공세는 사실상 정치적 의도에 그 무게를 둔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경우 법적 강제성이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게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히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박 장관 해임안을 받아들일 의지가 없음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대통령실 역시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로우 키'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역시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서'를 제출, 야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다.

박 장관은 9월30일 자신을 둘러싼 해임 건의안 논란 대해 "우리 국익, 국격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떄문에 야당의 질책은 그런 국익외교를 더욱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지금은 정쟁을 할 떄가 아니고 국익을 생각할 때"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외교부 수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라고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에둘러 표명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 대해 '외교 참사'라 규정한 데 대해선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 며칠 사이 밤잠을 설쳤다"라며 "야당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방이 '외교참사'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난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론했다.

이같은 정쟁에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하락세를 그리며 다시 최저치에 접어들었다.

이날 한국갤럽이 공표한 여론조사(9월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p)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 보다 4%p 하락한 24%로, 8월 첫째주 이후 다시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부정 평가는 4%p 오른 65%였다.

갤럽 측은 "이번 주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외교, 비속어 발언 파문 관련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해석했다. 순방 외교의 성과보다는 논란이 부각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친 걸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 대해서도 부정 의견이 50%를 넘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번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이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3%는 '도움이 됐다', 54%는 '도움이 안 됐다'고 답변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j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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