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노조, 철도사고 책임 떠넘기기…파업 앞두고 명분 다툼
정부-노조, 철도사고 책임 떠넘기기…파업 앞두고 명분 다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2.11.27 2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희룡 장관 "반성 없는 예산·인력 부족 탓 잘못된 관행"
철도노조 "필요 인력 증원 요구 국토부·기재부가 묵살"
철도노조가 지난 6월28일 서울시 중구 서울역과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와 한국철도-SR 통합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철도 민영화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도와 SR 통합에 대해서는 각사 노조대표를 포함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며 논의 결과에 따라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천동환 기자)
철도노조가 지난 6월28일 서울시 중구 서울역과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와 한국철도-SR 통합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시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철도 민영화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도와 SR 통합에 대해서는 각사 노조대표를 포함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며 논의 결과에 따라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천동환 기자)

철도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와 노조가 '철도사고 네 탓 공방'에 열을 올린다. 정부는 파업 명분을 깎아내고 노조는 파업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노조가 철도사고에 대한 반성 없이 예산·인력 부족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철도사고의 근본 원인이 필요 인력 증원 요구를 묵살한 국토부와 기재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27일 오후 부산역을 방문해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 국민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고통을 나누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등 노동계의 총파업에 이어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 정책 철회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 △공정한 승진제도 마련 △안전 인력 충원과 철도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준법투쟁 중인데 다음 달 2일부터 총파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철도노조 요구와 관련해 원 장관은 "정부는 민영화 계획이 전혀 없으며 연이어 발생하는 철도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안전 체계를 면밀히 진단하고 안전 업무의 국가 이관 등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근로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요구는 정부도 귀담아듣겠다"고 말했다.

다만 원 장관은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강경 대응한다는 기조를 밝혔다. 

원 장관은 "아무런 근거 없는 민영화를 내세워 국민 안전과 이동권을 볼모로 잡고 자행하는 파업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오봉역 사망 사고와 영등포역 열차 궤도 이탈 사고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한국철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사진=국토부)
원희룡 국토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지난 9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오봉역 사망 사고와 영등포역 열차 궤도 이탈 사고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한국철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사진=국토부)

철도노조는 최근 잇따른 철도사고의 책임이 안전 인력 충원 요구를 묵살한 정부에 있다며 노조 요구와 파업 정당성을 피력했다.

노조는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2019년 교대제 전환에 따른 필요 인력을 산출하려 진행한 노사 공동 직무진단 결과 1865명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국토부와 기획재정부가 끝내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철도가 신규 노선 확대에 따른 철도 안전 강화를 위해 최근 2년간 861명 안전 인력 증원을 요청했지만 국토부와 기재부가 약 14%인 125명 인력만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러는 사이 3인 1조로 해야 할 일을 2인 1조로 하던 오봉역 철도노동자가 지난 5일 작업 중 사고로 사망했다. 철도노조는 인력 충원과 이동통로 등 작업 조건 개선을 줄곧 요구했지만 정부와 공사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원희룡 장관은 노조가 사고에 대한 반성 없이 정부 탓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인 노조가 반복되는 안전사고에 대해 조금의 반성도 없이 예산과 인력 부족 등 일관되게 정부 탓만을 하는 잘못된 관행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 파업 시 대체 인력 투입과 대체 수송 수단 증편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날 비상수동대책 점검 회의에 참석한 한국철도 관계자는 "노조가 조속히 태업을 종료하고 파업에 돌입하지 않도록 노조와의 교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안전 확보와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고했다.

cdh4508@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