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이 증가세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으면서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국내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은행 3곳이다. 이들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513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8억원 불어났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계좌주가 현금을 입금하면 금 시세와 환율에 따라 그램(g)으로 표기되고, 출금을 원하면 당시 시세·환율을 반영해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6월 6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금값 하락에 지속해서 줄면서 지난해 말 5031억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최근 금값은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우려에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KRX금시장에서 국내 금 가격은 1g에 8만2400원으로 지난해 말(7만4360원) 대비 10.8% 뛰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직접과 간접 방식으로 나뉜다. 직접투자는 말 그대로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을 은행이나 금은방, 금 거래소 등에서 구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 실물의 가격은 형태에 따라 많게는 수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더욱이 금 실물을 보관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은행 골드뱅킹은 간접투자 방식 중 하나다. 일반 예·적금 통장에 돈을 입금하듯이 투자금을 예치해서 두면 되는 간단한 구조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 투자 수단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금 실물을 인수할 필요가 없고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상품에는 △KB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신한은행 ‘신한 골드리슈 골드테크 통장’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 등이 있다.
다만 골드뱅킹은 본질이 투자 상품인 만큼 일반 예·적금 통장보다 복잡하고 위험성도 있다.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금 거래금액 기준가는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은행이 고시하는 1g당 원화 기준 금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즉 환율과 금 시세를 동시에 고려해 투자해야 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또한, 골드뱅킹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이지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즉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수익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에 은행이 받아가는 1~2%가량의 수수료도 있다. 접근성은 좋지만 저렴한 투자 수단은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보통 금값이 저렴하거나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을 때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